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수입차 이름풀이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수입차 이름풀이
하루에도 몇 번씩 보게 되는 수입차 엉덩이에는 숫자와 알파벳이 암호처럼 새겨져있다. 330Ci, XC90, S500L, 9-3 에어로, 607, X-type 2.0……. 언뜻 보면 아무 의미 없는 숫자와 알파벳의 조합인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차의 성능과 크기, 보디 형태 등을 알려주는 비밀의 열쇠가 숨어 있다. 암호를 풀고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글·서인수 기자(seoinsu78@carlife.net)
BMW - 330ci, X5, Z4
배기량으로 차 이름을 구분 짓는 것은 BMW의 오랜 전통이다. 세단이나 쿠페, 컨버터블은 330i, 545Ci처럼 세 개의 숫자 뒤에 알파벳을 붙여 이름을 짓는다. 세 개의 숫자 가운데 맨 앞에 있는 숫자는 차의 크기를 뜻한다. BMW는 차의 크기에 따라 3시리즈(소형), 5시리즈(중형), 7시리즈(대형)로 모델을 나누고 있다. 따라서 맨 앞의 숫자가 3이라면 3시리즈, 5라면 5시리즈가 된다. 뒤의 두 숫자는 배기량을 의미한다. 30은 3.0X, 45는 4.5X다. 하지만 90년대 중반부터는 배기량을 약간 키운 뒤에도 예전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공식이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는다. 숫자 뒤에는 엔진의 종류와 보디 형태, 구동방식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알파벳이 붙는다. ‘i’는 휘발유 모델, ‘d’는 디젤 모델, ‘t’는 해치백, ‘C’는 쿠페, ‘x’는 4WD를 뜻한다.
SUV나 로드스터는 이름짓는 법이 조금 다르다. X3, X5처럼 SUV는 앞에 알파벳 X를 넣는다. 뒤의 숫자는 시리즈를 의미한다. 이 설명대로 풀어보면 X3은 3시리즈(소형) SUV, X5는 5시리즈(중형) SUV가 된다. 로드스터는 앞에 알파벳 Z가 붙는다. Z4나 Z3 등이 이에 해당된다. 뒤의 숫자는 역시 시리즈를 뜻한다. 고성능 버전에는 M을 붙이는데 M3, M5가 여기에 해당된다.
Mercedes Benz - E240, ML400, SLK200
메르세데스 벤츠는 C, E, S, ML, SLK, CLK, SL, CL 등의 영문 이니셜과 숫자를 조합해 모델명을 만든다. 이 가운데 C, E, S는 세단 모델로 C(Compact)는 소형, E(Executive)는 중형, S(Super Salon)는 대형을 의미한다. 200, 320, 430 등 뒤에 붙는 숫자는 배기량을 나타낸다. 벤츠 역시 배기량을 올린 뒤에도 이전 이름을 그대로 쓰는 예가 더러 있어서, 숫자와 배기량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숫자 뒤에 L이 붙으면 휠베이스가 긴 모델(Long wheelbase)이라는 뜻이다. SUV는 따로 M클래스라고 부르며 ML이라는 알파벳을 붙인다. ML400이라고 하면 배기량이 4.0X인 SUV란 뜻이다. SLK는 ‘스포티하고 가벼우며 작다’는 뜻의 독일어 ‘Sportlich Leight Kurz’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소형 스포츠카를 뜻한다. CLK는 ‘Coupe Leight Kurz’의 이니셜이다. 이 밖에 SL은 럭셔리 스포츠카, CL은 럭셔리 쿠페를 의미한다.
Jaguar - XJ, XKR, X type 3.0
재규어의 모델명은 X타입, S타입, XJ, XK 등 4가지다. X타입은 컴팩트 세단, S타입은 대형 세단, XJ는 최고급 세단, 그리고 XK는 스포츠 버전이다. X타입과 S타입은 뒤에 2.5, 3.0 등의 숫자를 붙여 배기량을 표시한다. X타입 2.0이면 배기량이 2.0X인 컴팩트 세단이다. S타입도 X타입과 마찬가지로 뒤에 숫자를 붙여 배기량을 나타낸다. 하지만 XK는 특이하게 뒤에 기통 수를 붙인다. XK8하면 8기통 스포츠카를 의미한다. 고성능 스포츠카에는 따로 R을 붙이기도 하는데 XKR이 바로 그 경우다.
SAAB - 9-3, Linear, Aero
사브의 현재 모델명을 이해하려면 이전 모델명인 900시리즈와 9000시리즈를 알아야 한다. 900시리즈는 컴팩트한 모델, 9000시리즈는 그보다 윗급인 중형모델이었는데 이들이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900시리즈는 9-3으로, 9000시리즈는 9-5로 이름이 바뀌었다. 9-3과 9-5 뒤에는 2.0, 2.3, 3.0 등의 숫자가 붙는다. 이 역시 배기량이다. 여기에 보디형태에 따라 쿠페나 컨버터블이 붙기도, 터보의 용량에 따라 리니어(Linear), 아크(Arc), 에어로(Aero)가 붙기도 한다. 리니어는 과급압이 가장 낮고 아크, 에어로로 갈수록 과급압이 높아진다.
LEXUS - IS200, LS430, SC430
렉서스는 차의 성격에 따라 IS(Individual Sedan), ES(Elegant Sedan), GS(Grand Sedan), LS(Luxury Sedan), RX (Recreational XC), LX(Luxury XC), SC(Sports Coupe)로 모델을 나누고 그 뒤에 배기량을 나타내는 숫자를 붙이는 것으로 차 이름을 짓는다. IS는 가장 낮은 급의 컴팩트 세단으로 개성적인 세단이란 뜻을, ES는 중형급 세단으로 우아하고 기품 있는 세단이란 뜻을 지닌다. GS는 웅장하면서도 스포티한 세단, LS는 최고급 세단, RX는 도시형 SUV, LX는 최고급 SUV, 그리고 SC는 스포츠 쿠페를 의미한다. 330, 300, 200 등등 뒤에 붙는 숫자는 벤츠나 BMW처럼 배기량이다.
VOLVO - S40, V70, XC90
볼보는 모델명을 지을 때 보디형태에 따라 S, V, C, XC의 알파벳을 붙인다. S는 세단, V는 왜건, C는 쿠페, XC는 크로스오버 크로스컨트리(4WD SUV)를 의미한다. 세단에는 크기에 따라 40, 60, 80의 숫자가 붙는다. 40은 소형, 60은 중형, 80은 대형이다. 따라서 모델명이 S80이라면 대형 세단인 셈이다. 왜건은 크기에 따라 40과 70, 쿠페는 70, XC는 70과 90의 숫자가 붙는다. 이밖에 배기량을 나타내는 숫자를 덧붙이기도 하고 T4, T5, T6을 넣어 엔진 종류를 표시하기도 한다. T4는 4기통 터보 엔진, T5는 5기통 터보 엔진, T6은 6기통 터보 엔진이다.
Peugeot 206CC, 307SW
푸조의 이름 짓는 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푸조는 전통적으로 가운데 ‘0’을 둔 세 자리 숫자로 모델명을 짓고 있다. 따라서 가운데 ‘0’을 사이에 두고 앞에는 시리즈, 뒤에는 세대를 표시하면 된다. 뒷자리 숫자가 커질수록 최근 모델이다. 605보다는 607이 나이가 어린 셈이다. 차의 성격을 나타내기 위해 세 자리 숫자 뒤에 CC나 SW같은 알파벳이 붙기도 한다. CC는 쿠페 컨버터블(Coupe Convertible), SW는 스테이션 왜건(Station Wagon)을 뜻한다. 푸조는 가장 소형급인 1시리즈(경차)부터 2(소형), 3(준중형), 4(중형), 5(준대형), 6(대형), 8시리즈(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