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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갈비

아이두3 2008. 11. 14. 08:26

수원이란 지명은 미식가나 식도락가에겐 ‘갈비’로 잘 알려져 있다. 수원에서 역사와 전통, 맛으로 유명한 갈빗집은 이웃 나라인 일본에까지 알려질 정도이다.

영통구 원천동 96-1(남부경찰서 인근)에 위치한 ‘삼부자갈비’는 수원 갈비의 명맥과 명성을 이어가는 갈비 식당 중 하나이다.

소금을 밑간으로 사용한 것이 특징인 수원 갈비의 맛을 30여 년 동안 지켜온 삼부자 갈비는 ‘수원 갈비’의 역사를 써 가고 있다.

● 30년 넘은 수원 갈비의 맛과 전통

삼부자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삼부자 갈비’는 창업자인 김주경 씨를 비롯해 김재홍 대표 등 두 아들이 함께 수원 갈비의 맛을 지키고 있다.

삼부자 갈비의 기원을 찾는다면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자 김주경 씨는 “당시 서울로 올라가는 길은 반드시 남문(팔달문)을 거치게 돼 있었다”며 “영동시장에서 ‘수원갈비센터’라는 상호로 영업을 시작했다”고 회고한다.

예로부터 수원은 지방에서 서울(한양)로 들어가는 물건들이 모두 모이던 곳이었으며, 특히 수원 연무대 옆에 있던 우시장은 전국의 소들 가운데서도 상품만을 취급해 고기가 좋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김주경 씨는 “당시에도 수원과 외지인 고객 비율이 각각 50대 50으로 타지역 사람의 발길이 그때부터 이어졌다”며 “주말엔 하루에 10마리가 넘는 분량의 갈비가 소비되기도 했다”고 말한다.

79년에서 80년까지 2년 동안 ‘화춘옥’을 운영했던 김주경 씨는 1984년 지금의 원천동으로 자리를 옮겨 갈빗집을 개업하는데 이것이 ‘삼부자 갈비’의 탄생이다.

30년 넘게 한우 갈비만을 다룬 김주경 씨의 고기를 다루는 안목과 솜씨가 소금 밑간이라는 양념을 만나 수원 갈비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 4~6번 갈비로만 생갈비 재료로 사용

삼부자 갈비는 개업 이후 지금까지 국내산 한우 갈비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한우 갈비를 사용하지 않는다.

김주경 씨는 “소 한 마리당 갈비의 무게가 20~30㎏ 내외가 적당하다”며 “무게가 많이 나가면 너무 질기고, 반대로 적으면 양이 적다”고 말했다. 갈비 재료비에 값을 더 치르더라도 좋은 갈비 재료를 사용한다는 원칙이다.

때문에 삼부자 갈비의 주 메뉴는 생갈비(200g 4만 4천 원)와 양념갈비(250g 3만 3천 원)로 매우 단순하게 구성돼 있다.

생갈비가 양념갈비보다 가격이 더 나가는 이유는 생갈비 재료에 있다. 갈빗대를 기준으로 소 한 마리당 10대 정도 나온다면 4~6번 갈비가 육질이 제일 좋은 부위로 생갈비로 적당하다는 게 김재홍 대표의 설명이다. 같은 갈비라도 그만큼 희소성이 있어 가격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지만 수입산에 비해 다소 육질이 질기다는 평을 받는 한우 갈비의 맛을 더하기 위해, 김재홍 대표는 “다양한 산지에서 직거래로 갈비를 공급받기 때문에 고기 자체의 질로도 승부하지만 고기맛의 비법은 ‘숙성’에 있다”고 소개했다.

● 숙성 비법으로 일본인의 맛까지 사로잡다

삼부자 갈비는 정형 후 기본적으로 2일간 냉장 숙성 기간을 거친 갈비를 식탁에 올린다. 양념갈비의 경우 1일 더 숙성을 거친다. 이렇게 숙성 과정을 거친 갈비는 한우 갈비 특유의 육질과 풍미를 더해준다.

쇠고기를 숯불에 구울 때, 한 번에 한쪽 면씩 익혀 먹는 게 일반적이다. 사람마다 익히는 정도를 달리해 맛을 보겠지만, 완전히 익힐 경우 쇠고기의 육즙이 증발하고 육질도 질겨질 수 있다.

삼부자갈비의 생갈비와 양념갈비는 미디움(중간 정도 익힘)을 넘어 웰던(완전히 익힘)으로 익혀도 질기거나 퍽퍽 하지 않고 육질이 부드러워 씹는 맛을 더해준다.

인공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참기름, 마늘, 배, 볶은 통깨, 후춧가루 등으로 맛을 낸 양념갈비는 양념 맛이 고기 본연의 육질과 맛을 가리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아 갈비의 맛과 풍미를 더욱 맛깔스럽게 살려준다.

수없는 시도와 연구 끝에 지금의 맛을 찾은 삼부자 갈비는 갈비 양에 상관없이 일정한 비율로 양념을 제조하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한결같은 맛을 자랑한다.

여기에 한우 갈비 마구리(기다란 물건의 양쪽 끝면을 의미) 부위를 12시간 동안 우려낸 육수로 만든 갈비탕(8천 원)을 곁들여도 좋다.

조미료를 최대한 자제해 부드럽고 담백한 육수는 개운한 뒷맛까지 남겨준다. 삼부자 갈비탕을 즐기고 싶다면 늦어도 오후 1시 전후에 찾아갈 것을 권한다. 그날 만든 갈비탕은 그날 바로 소비되기 때문에 서두른다면 발걸음을 돌리는 헛수고를 아낄 수 있을 것이다.

숙성과 양념에 남다른 노력을 아끼지 않은 삼부자 갈비의 맛은 수원은 물론 이웃 나라 일본에까지 알려지는 등 외국인의 입맛까지도 사로잡고 있다.

지금은 수원 지역 손님이 20~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외지 손님이 차지한다는 삼부자 갈비는 일본의 NHK, 후지TV 등 3회에 걸쳐 한국을 대표하는 맛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김재홍 대표는 “수원 지역의 대기업에서 바이어를 모시고 찾아오는 경우는 물론, 일본 관광객이 주소를 들고 직접 찾아올 때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수입산 쇠고기가 몰려오는 지금, 국내산 한우 갈비 특유의 맛과 수원 갈비의 명성을 확인하고픈 미식가에겐 삼부자 갈비가 제격일 듯싶다.